‘ 혼란스럽다. 이게 말이 되는가?’
처음 그 아이를 마주쳤을 때 느낀 생각이다. 뒤섞인 느낌이지만 다시 마주한다면 과연 이길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들게한 기운 친우와 함께 목숨을 걸고 싸운 용의 기운을 가진 소녀 어째서 저 기운이 존재하는가? 처리해야하는가? 여러 생각이 지나갔지만 그 아이의 표정을 보고 이 느낌 사이로 들어온 한가지 의문
’ 만약 대화의 가능성이 있다면? ‘
처음 만남이 그닥 좋지는 않았지만 이 아이는 내가 알던 그 광룡이 아니다 라는 느낌을 강하게 느꼈다. 자신의 힘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혼란은 그 아이를 더욱 고립 시켰고 어쩌면 우리 다음 세대 저 아이와 다른 이들이 이 악연의 사슬을 끊어내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제자로 받아들였다.
’ 스스로의 존재에 대한 답은 결국 스스로가 찾아가는 여정이다. ‘
오래전 내가 겪어왔던 길과 비슷한 길을 걷는 그 아이의 모습에 마음이 가 여러가지를 알려주었다. 힘의 사용과 제어, 마음의 평화를 찾을 방법, 그 외 여러가지 제자의 힘은 확실히 강했다. 그때 고전한 싸움이 가끔 떠오를 정도로 힘의 성장과 함께 제어가 가능한 모습을 보고 이제 걱정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 복수도 중요하지만 결국 선택은 너의 손에 있다. ‘
달이 밝은 어느 날 제자와 밥을 먹으며 어떻게 지내왔는지 이야기를 나누었다. 제자가 어떻게 태어났고 무슨 일을 겪었는지 또 어떤 사람을 만났는지 까지 듣기로는 혁명군이라는 조직에서 지내다 나와 만났다고 한다. 무튼 제자의 이야기도 들었으니 내 이야기도 해주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고, 이야기하고, 대립하는 등 어쩌면 이 아이보다 별거 없는 이야기를 이어가다 복수라는 것에 꼭 사로잡히지 않아도 된다 하였다. 물론 내가 편하기 위한 복수도 있지만 결국 복수의 뒷맛이 좋은 경우는 거의 없으니 말이다.
’ 무기와 힘은 쓰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달라진다. ‘
제자가 돌아가기 얼마 남지 않았을 무렵 오랜만에 낡은 대장간의 문을 열었다. 스승 되서 제자에게 좋은 무기 하나 정도는 선물로 줘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오랫동안 잡지 않은 망치를 잡고 날을 두들기며 남은 시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제자가 떠나는 날 아침 무기를 건네주며 지금 까지의 가르침을 잊지 말라 전하고 떠나는 모습을 지켜 보았다. 떠난 것을 확인하고 나도 간단한 짐을 챙겨 집을 나와 오랜 친우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낡았지만 날이 살아있는 나의 무기와 그리고 짧은 시간 내 가르침을 받은 제자의 이야기와 함께 다시 불이 붙은 대장장이는 소중한 제자와 후대의 아이들을 위해 다시 전란의 땅으로 향해간다.